Page 7 - 건축대전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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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회 광주건축대전

 발제문



























                  [Figure-Ground perception]

                   현대인들에게 나를 인지하는 배경(ground)이 되는 장소로서 도시의 역
                  할은 점점 증가한다.  도시를 배경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도
                  시 간 이동의 편리와 필요성도 증대되어, 도시라는 백그라운드(back
                  ground)는 확대일로에 있다. 그러나 도시라는 배경이 넓어지는 만큼
 공유된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이나 문득 낯선 곳에 있는 내가 인식되는   인물(figure)들에게 다양한 배경을 제공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
                  려 비슷한 패턴을 계속 반복시켜 지루한 배경(ground)들만 많이 생산하
 때, 나의 의식이 발동하는 순간에 드는 첫 의문들은 보통 ‘나는 누구인
 가  치  가’와 ‘여기는 어디인가’이다. 신처럼 스스로 존재하는 자가 아닌 우리  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지루한 배경(ground)은 지루한 인물
                  (figure)들을 양산한다. 도시를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재미가 있는 장소
 는 ‘내가 누구인가’를 나 홀로 인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므로,
 주변을 둘러보아 내가 있는 장소에서부터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나를 부  로 가꾸고 만들어가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공동의  르는 호칭으로부터 나라는 존재를 유추해갈 수밖에 없다. 만약 나의 주
 변이 온통 회색의 특색이라고는 전혀 없는 공간이라면, 나를 어떠한 호   도시에서 오래된 흔적을 찾아보는 일은 특별한 도시를 경험하고자 하
 이  익  칭으로도 불러주는 이가 없다면 나는 깊은 혼돈에서 깨우쳐 나오기가   는 노력이다. 과거의 것은 현재의 도시와 건축의 메카니즘과는 다른 양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상으로 인해 일반적이지 않은 독특함이 있다. 낡은 것은 그 자체로 그리
                  고 그것을 활용한 재기발랄한 결과물로 도시에 다양한 재미를 제공한
  나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나를 둘러싼 장소와 타인들이 필요하다. 그  다. 과거의 것을 원천으로 한 새로운 해석과 활용방법이 현재의 시점에
 것들에 투영하여 비추어진 나를 들여다보고서야 비로소 내가 확인되  조금은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게 한다.
 는 것이다. 이것은 게슈탈트 심리학 (Gestalt psychology)의 Figure-
 Ground 구성의 지각 특성과 일치하는데, 장소와 타인이라는 배경    여기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건축가들이  펼쳐놓은  20개의  배경
 (ground)에서 나라는 인물(figure)을 식별하는 이치이다. 나를 중심으  (ground)이 있다. 용도 폐기한 건물, 쇠퇴한 지역에 활기와 숨결을 불
 로 세계를 인식하는 독특한 개개인에게 있어 그 인식의 배경(ground)이   어넣고자 하는 각각의 방안에는 과거의 시간에서 발굴한 새로움을 찾을
 되는 장소와 타인은 매우 중요하며, 인식의 작용면에서 장소와 타인의   수 있다. 젊은 건축가들이 제공하는 흥미로운 배경들에서 색다른 인물
 역할은 같다고 볼 수 있다.   들과 조우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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